작성일: 2025년 10월 26일
밤이었다.
감금소의 공기는 축축했고, 먼지와 곰팡이 냄새가 섞여 있었다.
김민준은 벽에 몸을 붙이고 숨을 죽였다.
오늘, 그 불빛이 다시 깜빡였다.
세 번, 다섯 번, 그리고 잠시 멈춤.
그건 약속된 신호였다.
〈캄보디아 증언록〉 6화는 인간이 절망의 경계를 넘어 ‘행동’으로 나아가는 순간을 기록한다.
그에게 탈출은 단순한 도피가 아니라, 존엄의 회복이었다.
목차
- 신호
- 계획의 시작
- 문틈 사이의 공기
- 배신과 동맹
- 어둠을 넘어
1. 신호
그날 밤, 오창수 목사가 보낸 신호가 반복되었다.
민준은 창문 틈으로 불빛을 응시했다.
숫자 3과 5, 그것은 곧 “이동 준비”를 뜻했다.
22번 박성호가 다가와 속삭였다.
“오늘이야.”
두 사람은 눈빛으로 약속했다.
이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서로를 믿는 것밖에 없었다.
불빛은 그들에게 단순한 구조 신호가 아니었다.
그건 인간의 존엄, 그리고 마지막 희망이었다.

2. 계획의 시작
감시자들이 야간 점검을 마치고 돌아간 후,
민준은 벽 아래의 틈을 조심스럽게 파기 시작했다.
며칠 전부터 젓가락 손잡이로 긁어낸 구멍은 손바닥만큼 넓어졌다.
바람이 들어왔다.
그 바람은 자유의 냄새가 났다.
성호가 속삭였다.
“밖으로 나가면 어떻게 해요?”
“먼저 강 쪽으로 간다. 거기서 신호를 보낸 사람이 기다릴 거야.”
“그걸 믿어요?”
“믿지 않으면 죽는다.”
민준의 손끝이 피투성이가 되었다.
그러나 그는 멈추지 않았다.
그의 뇌리에 단 하나의 생각만이 남아 있었다.
“오늘이 아니면, 내일은 없다.”

3. 계획의 시작
새벽 1시 20분.
감시자의 발소리가 멀어졌다.
민준은 숨을 고르며 벽 틈으로 몸을 밀었다.
먼지와 흙이 눈에 들어왔지만, 그는 참고 나갔다.
그 순간, 찬 공기가 피부를 스쳤다.
“나왔어…”
하지만 기쁨은 잠시였다.
담장 위에는 적외선 센서와 CCTV가 있었다.
성호가 손짓했다.
“이쪽!”
그는 벽 뒤의 배수로를 가리켰다.
두 사람은 물속으로 몸을 던졌다.
물은 썩은 냄새가 났지만, 그것이 곧 자유의 냄새였다.

4. 배신과 동맹
그러나 탈출은 늘 대가를 요구했다.
뒤에서 인기척이 났다.
“멈춰!”
감시자였다.
그리고 그 옆에는… 14번이 있었다.
민준은 숨이 막혔다.
“형, 미안해… 나도 살고 싶었어.”
14번은 눈물을 흘리며 뒤돌았다.
그 순간, 오창수 목사의 불빛이 반대편 숲속에서 번쩍였다.
“지금이야!”
성호가 외쳤다.
총성이 울렸다.
민준은 성호의 팔을 붙잡고 몸을 낮췄다.
총알이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갔다.
“끝까지 가!”
성호의 외침은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5. 어둠을 넘어
물속을 기어가던 민준은 손끝으로 무언가를 잡았다.
철망이었다.
그 너머에서 누군가 손을 내밀었다.
“김민준! 이쪽이야!”
그 목소리, 오창수 목사였다.
민준은 마지막 힘을 짜냈다.
철망을 넘어오자마자, 목사는 그를 끌어안았다.
“됐어, 이제 안전해.”
민준은 눈을 감았다.
어둠이 걷히고, 멀리 새벽의 불빛이 보였다.
그 순간, 그는 속삭였다.
“살아있다… 내가 인간으로 돌아왔다.”


![[캄보디아 증언록] 6화 탈출 – 어둠을 넘어를 표현한 대표 이미지](https://maiisa100.com/wp-content/uploads/2025/10/6화-–-탈출-어둠을-넘어1-1-1024x576.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