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25년 9월 13일
세계를 놀라게 한 작은 영웅, 로닌
지난 4월 4일 ‘세계 쥐의 날(World Rat Day)’, 아프리카거대주머니쥐(African giant pouched rat) 한 마리가 인류 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남겼습니다. 주인공은 바로 로닌(Ronin). 그는 지금까지 109개의 지뢰와 15개의 불발탄을 찾아내며 기네스 세계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로닌은 벨기에 비영리단체 APOPO의 훈련을 거쳐 캄보디아 프레아비헤아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하루 30분의 탐지 활동만으로 수많은 목숨을 구해냈습니다.

캄보디아와 태국 국경선, ‘서울의 4배’에 묻힌 지뢰
캄보디아는 세계에서 지뢰 피해가 가장 심각한 나라 중 하나입니다.
- 추정 매설 지뢰: 400만~600만 개
- 폭발물 피해: 1979년 이후 사망 약 2만 명, 부상 4만 5천 명
- 연간 사고: 2023년 기준 32건 발생
특히 태국과 맞닿은 캄보디아 북서부 국경 지대에는 서울 면적의 약 4배에 달하는 광활한 지역이 지뢰밭으로 남아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25년 8월, 태국 군인 7명이 순찰 중 지뢰 폭발 사고로 부상을 입은 사건이 보도되며 국제사회의 충격을 불러왔습니다.
로닌은 어떻게 지뢰를 찾는가?
로닌의 무기는 바로 후각입니다.
- TNT 냄새 탐지: 사람보다 수십 배 뛰어난 후각으로 폭발물 성분을 구별
- 안전성 확보: 몸무게가 가벼워 지뢰 압력 장치를 작동시키지 않음
- 속도: 사람과 금속 탐지기로는 며칠이 걸릴 탐지 범위를 30분 내외로 훑어냄
임무 수행 중 로닌은 앞발로 땅을 긁는 행동을 통해 발견 신호를 보냅니다. 이후 전문 인력이 안전하게 제거 작업을 이어갑니다.

🎖 인류에 공헌하는 히어로 쥐
로닌은 단순히 ‘지뢰 탐지’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 결핵 감염자 탐지: 환자의 가래 샘플에서 특유의 냄새를 맡아내는 능력
- 밀수품 탐지: 마약이나 불법 화물의 흔적을 후각으로 추적
현재 전 세계에는 100마리가 넘는 히어로 쥐가 활동 중이며, APOPO의 지뢰 제거팀은 지금까지 16만 9천 개 이상의 지뢰와 폭발물을 제거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수많은 임무에도 히어로 쥐 한 마리도 다친 적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한반도 DMZ와의 연결고리
이 이야기는 결코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닙니다.
- 한반도의 비무장지대(DMZ) 역시 6·25 전쟁 당시 매설된 지뢰로 가득 차 있으며, 현재까지도 많은 지역이 위험지대로 남아 있습니다.
- 통일이 열리거나 접경 지역이 개방될 경우, 캄보디아처럼 대규모 지뢰 제거 작업은 피할 수 없는 숙제입니다.
로닌과 같은 히어로 쥐의 활약은 먼 나라의 미담이 아니라, 한반도의 미래와도 깊이 맞닿아 있습니다.

⚡ 스릴 넘치는 결말 ― 우리에게 남은 과제
보이지 않는 살인자, 지뢰. 발을 내디디는 순간 삶을 송두리째 바꾸는 그 위험은 오늘도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작은 쥐 한 마리, 로닌은 그 거대한 위협 앞에서 인류의 안전을 지켜내며 기네스북에 이름을 새긴 영웅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태국 국경에서 군인들이 부상을 입고, 한반도의 DMZ에도 여전히 수많은 지뢰가 묻혀 있는 현실은 우리에게 분명한 경고를 던집니다. 언젠가 통일이 찾아온다면, 지뢰 제거는 반드시 우리가 맞이해야 할 과제입니다.
로닌의 코끝에서 시작된 희망의 움직임이, 언젠가 한반도에도 안전과 평화를 가져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